2025년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으로 송산면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사진=화성시 제공)2025.11.21
단순한 설비 확대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발전량 증가와 함께 이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전력계통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보급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호남 지역에 집중되고, 원자력 발전은 영남권에 몰려 있는 현행 구조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주민 수용성 문제로 송·배전망 확충이 지연되면서 중앙집중식 계통 운영 방식의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을 확대하고,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 구축을 통해 전력 이동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바람직한 에너지 믹스’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원전의 경직성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토론회 과정에서는 인공지능(AI)과 제조업 중심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기존 원전 계획을 유지하는 선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계통 한계 문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송전망 확충만으로는 2030년 목표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단위에서 전력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구조적 전환 없이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반복적으로 병목에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후·에너지 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기후솔루션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역 주도형 전력시장으로의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345킬로볼트(kV) 송전선 1기 건설에 평균 9년이 소요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송전망 중심 대응만으로는 2030년까지 충분한 재생에너지 수용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소규모 재생에너지 설비가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여건을 감안해 배전계통을 활용한 지역 전력 소비 구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역 전력구매계약(PPA)과 지역 유연성 전력시장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한국전력 중심의 전력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지역 산업단지와 공장의 전력 수급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계로의 개편도 과제로 제시됐다.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지역 내 수요와 공급을 연계해 계통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김건영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전력망 건설 지연과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재생에너지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송전망 보강 위주의 대응은 오히려 구조적 불균형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규모 발전사업자와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PPA 기준을 완화하고, 지역 유연성 시장에서는 예측 가능성과 합리적인 보상이 보장돼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의 해법은 속도가 아니라 구조 전환에 있다”고 강조했다.
◇ 코리아위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