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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전동화 과도기 속 전략 유효성 확인

  • 고재욱 기자
  • 입력 2026.01.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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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인도량 473만대…SUV가 내연·전동화 잇는 핵심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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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위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수요 둔화와 전동화 전환 부담이 겹치며 불확실성에 휩싸였던 2025년, 폭스바겐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이어갔다. 지난해 전 세계 차량 인도량은 473만대로 전년 대비 1.4% 감소에 그쳤다. 겉으로는 정체처럼 보이지만, 지역별 성과와 차급 구성을 살펴보면 전략적 선택의 결과가 드러난다.


폭스바겐은 유럽과 남미 시장에서 각각 5.1%, 18.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요 거점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유럽에서는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이 수요를 뒷받침하며 브랜드 주도권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자국 시장인 독일에서의 성과는 상징적이다. 독일연방교통국(KBA)에 따르면 폭스바겐 브랜드는 2025년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19.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경쟁이 치열한 본거지에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와 제품 경쟁력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성과는 단일 차종의 흥행보다는, 폭스바겐이 오랜 기간 구축해 온 폭넓고 균형 잡힌 라인업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동화 부문에서도 점진적인 진전이 확인된다. 2025년 폭스바겐의 글로벌 순수 전기차 인도량은 약 38만2000대로, 전체 판매의 8.1%를 차지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유럽 내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대비 49.1% 늘어난 약 24만7900대로 집계됐다.


독일에서도 전기차 인도량이 9만3800대에 달하며 60% 이상 증가했다. 이는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략이 일부 핵심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ID.7이 있다. ID.7은 독일 시장에서만 약 3만5000대가 인도되며 132%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유럽 전체 판매량도 7만6600대에 달했다. 중·대형 전기차 라인업의 공백을 해소하며 핵심 모델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내연기관과 전동화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축은 SUV 라인업이다. 2025년 폭스바겐 SUV의 글로벌 인도량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으며,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SUV 비중이 78.5%에 달해 지역별 수요 특성에 정확히 부합하는 결과를 냈다.


유럽에서는 티록이 최다 판매 SUV로 이름을 올렸다.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만1995대가 인도되며 꾸준한 수요를 이어갔다. 새롭게 투입된 타이론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6만대 이상이 인도되며 포트폴리오 확장의 역할을 수행했다.


마틴 샌더 폭스바겐 승용 부문 마케팅·세일즈·AS 총괄은 “2025년 실적은 브랜드 전략이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2026년에도 시장 환경은 쉽지 않겠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효율성 강화를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중국 시장에 10종 이상의 신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의 2025년 성적표는 급격한 외형 성장보다는 ‘유지의 힘’을 보여준다. 전동화 전환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전기차 확대와 기존 주력 차종의 경쟁력을 동시에 관리하는 전략을 선택했고, 유럽에서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수요를 지탱했다. SUV 라인업은 브랜드 전체 볼륨을 안정적으로 떠받쳤다.


여기에 브랜드 정체성 강화도 병행됐다. 2026년 출시 50주년을 맞는 골프 GTI를 기념해 선보인 ‘골프 GTI 에디션 50’은 퍼포먼스 헤리티지를 강조하며 브랜드 서사를 이어가는 역할을 맡는다.


473만대라는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폭발적 성장보다, 불확실한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와 전략이다. 특히 유럽에서의 성과는 폭스바겐의 방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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