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퍼런스 AI’ 부상…전력·로보틱스가 자동차 산업의 승부처

[코리아위크] 인공지능(AI) 산업의 무게중심이 모델 학습 중심의 초기 단계에서 실제 활용과 운영이 핵심이 되는 ‘인퍼런스(Inference·추론)’ 국면으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산업 역시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정수 블루닷AI 연구센터장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제4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강연에서 “AI 산업은 더 이상 학습 성능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대중적으로 사용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이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구조와 사업 모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현재 AI 산업을 ‘트레이닝의 시대’에서 ‘소비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규정했다. 그는 “과거에는 더 큰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술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AI를 활용하느냐가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며 “AI 확산의 속도는 연구실이 아니라 일상과 산업 현장에서 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전력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AI 산업의 핵심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수년간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수십 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전력 공급 인프라 확충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센터장은 “미국은 신규 발전 설비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중국은 태양광과 LNG, 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중심으로 대규모 전력 생산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을 통해 동일한 전력에서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배경 역시 전력 효율이 기술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동화 차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자율주행 기술은 모두 고성능 연산과 전력 효율의 균형이 필수적”이라며 “전력 소모가 큰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차량 가격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또 AI와 결합한 로보틱스 산업을 자동차 이후를 잇는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꼽았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물류·공장 자동화 로봇이 이미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내연기관 시대에 축적한 정밀 가공·모터·제어 기술을 로보틱스 분야로 확장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센터장은 “현재 최첨단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상당수가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에 이어 로보틱스 부품에서도 공급망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