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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격전지 된 가운데…현대차·기아, 생산·R&D 동시 강화

  • 고재욱 기자
  • 입력 2026.02.0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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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위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생산·연구개발(R&D)·제품 전략 전반을 아우르는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전기차 확대를 넘어 현지 생산기반 강화와 조직 개편,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동시에 추진하며 유럽 시장 주도권 방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유럽과 인접 신흥시장을 연결하는 생산·기술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카자흐스탄 코스타나이에 기아 연산 7만대 규모의 반조립(CKD) 합작 공장을 준공하며 중앙아시아 거점을 확보했다. 이어 11월에는 독일 뤼셀스하임에 약 1억5000만 유로를 투입해 유럽기술연구소인 ‘스퀘어 캠퍼스’를 확장 개소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전동화 기술의 현지 개발 역량을 끌어올렸다. 12월에는 튀르키예 공장의 2026년 전기차 양산 계획을 공식화하며 유럽 내 전기차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조직 쇄신과 생산 성과를 통해 유럽 전략의 실행력을 높였다. 현대차는 1월 초 체코 노쇼비체 공장(HMMC)의 수장으로 윤상훈 사장을 선임하며 현지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체코 공장은 가동 17년 만에 누적 생산 500만대를 달성하며 유럽 내 핵심 생산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기아 역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 확대를 위해 유럽 전담 조직을 강화하며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차 투입을 통한 시장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유럽명 인스터)은 지난해 유럽에서 2만6851대가 판매되며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의 생산 라인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해 지난해 9월 EV4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EV2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2027년 기준 질리나 공장의 EV2와 EV4 연간 생산 목표는 각각 10만대, 8만대로, 체코·슬로바키아·튀르키예를 잇는 ‘유럽 전동화 생산 축’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판매 목표에서도 유럽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기아는 올해 유럽 판매 목표를 59만4000대로 설정해 전년 대비 11.1% 성장을 제시했다. 이는 미국(4.6%)과 인도(7.8%)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올해 유럽 도매 판매 목표를 60만1000대로 잡고, 물량보다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과 점유율을 동시에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행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유럽 공세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자동차, BYD, 체리, 립모터, 샤오펑 등 중국 브랜드의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3%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7.9%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는 현지 생산과 R&D, 제품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PBV, SDV까지 아우르는 전략은 유럽 시장에서의 중장기 경쟁력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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