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열린 '제2차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기획예산처)
[코리아위크] 정부가 30년 넘게 유지돼 온 민간투자사업(민자) 제도를 전면 손질한다. 도로·철도 중심의 산업화 시대형 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 등 신산업 인프라까지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해 수익을 나누는 ‘공모 인프라펀드’도 새로 도입한다.
기획예산처는 11일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민자 대상 사업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사회기반시설(SOC)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정부는 관련 기본계획을 개정해 AI 데이터센터를 민자 대상에 포함하고, 내년 첫 사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력망 확충 역시 민간 참여를 허용한다. 다만 민영화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사업 완료 후 설비는 한국전력에 귀속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환경통합시설, 철도복합시설, 공공청사 등으로 민자 활용 범위를 넓힌다.
위축된 민자 시장에 활력 불어넣기
민자사업은 1994년 도입 이후 872개, 총 154조원 규모로 추진됐다. 고속도로의 약 20%, 국가철도의 14%가 민자를 통해 조성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업성이 낮아지면서 참여가 급감했다. 2010년 52건이던 신규 사업은 지난해 19건으로 줄었다. 공사비와 금리 상승으로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의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 컸다.
정부는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투자 저변을 넓혀 침체된 시장을 되살리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참여 인프라펀드’ 도입…사실상 원금 보전 구조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일반 국민이 개별 인프라 사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정부는 ‘국민참여 공모 인프라펀드’를 도입해 민자사업의 선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펀드에는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제공한다. 정부가 위험을 상당 부분 부담하는 구조여서 투자자 입장에선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상품이 될 전망이다.
수익률은 연 5~6% 수준이 거론된다. 이는 최근 BTO 사업 평균 수익률(4.8%대)을 웃도는 수준이다. 사업별 펀드 규모는 수백억~수천억원으로 예상된다. 산기반신보의 보증 여력을 감안하면 최대 17조원대까지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만기 제한이 없는 인프라펀드를 신설하고, 차입 한도도 자본금의 30%에서 100%로 확대해 시장 유동성을 높일 계획이다.
인구감소지역 투자 땐 추가 인센티브
지방 활성화도 이번 개편의 또 다른 축이다. 정부는 인구 감소 지역에서 추진되는 민자사업에 대해 우대 조건을 적용하고, 수익성이 낮은 안전시설 분야는 여러 사업을 묶는 ‘번들링 모델’을 도입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익의 사회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소수 사업자 중심이던 민자 수익 구조를 국민 참여형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