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에 있는 홈플러스의 모습. 사진=뉴스1
[코리아위크] 기업회생 절차가 중대 고비를 맞은 홈플러스를 두고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의 DIP(긴급운영자금)를 우선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자금 수혈로 시간을 벌겠다는 승부수다.
25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서울회생법원 제4부에 제출한 의견조회 회신을 통해 관리인 교체에 협조하겠다는 뜻과 함께 1000억원을 선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 관리인 체제에서 회생계획안이 제출될 경우 추가로 1000억원을 더 대출해 총 2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관리인은 김광일 공동대표 겸 MBK 부회장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정책금융기관 측 인사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정부 주도로 회생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일반노조는 관리인 교체가 MBK의 책임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 체제 유지를 요구해 왔다.
앞서 MBK는 총 3000억원 규모의 DIP 자금을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한국산업은행 등과 각각 1000억원씩 분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주요 금융기관이 자금 지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조달이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유동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회생계획안이 다음 달 4일까지 법원에서 가결되지 않으면 청산 절차로 전환될 수 있는 상황이다. 법원 역시 의견조회 과정에서 정상 영업을 뒷받침할 DIP 자금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과 회생 절차의 진척이 더디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난 여파는 이미 현장에 드러나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국 임대점포 19곳의 폐점을 결정했으며, 직원들의 1월 급여는 절반만 지급했다. 설 상여금과 2월 급여는 아직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협력업체와의 거래 안정성도 시험대에 올랐다.
MBK는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약 3000억원에 매각하고, 여기에 DIP 금융 3000억원을 더해 총 6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한 뒤 제3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해 채권을 변제하고 회생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종합해 회생절차 유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MBK의 선제적 자금 투입이 법원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실제로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