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위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경구용(먹는) 탈모 치료제를 넘어 외용제와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모낭 자체를 표적으로 삼거나, 투약 편의성과 부작용 부담을 줄인 신개념 치료제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탈모 신약 후보물질 ‘JW0061’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다음 달부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건강한 성인 104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는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JW0061은 두피에 직접 도포하는 외용제다. 기존 탈모 치료제와 달리 모낭 줄기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낭 줄기세포에 존재하는 ‘GFRA1’ 수용체에 결합해 모낭 재생 신호를 활성화하는 기전으로 설계됐다. 모낭이 다시 형성되고 모발이 성장하는 환경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판 중인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대부분 경구용으로, 남성 호르몬 대사물(DHT)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다만 장기간 복용 시 성 기능 저하나 우울감 등 부작용 사례가 보고돼 왔다. 회사 측은 “두피에만 작용하는 국소 치료제인 만큼 전신 부작용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JW0061은 미국에서 2039년 5월까지 특허가 유효하며, 한국·일본·중국·호주·브라질 등 9개국에서도 특허 등록을 마쳤다.
바이오 기업 올릭스는 ‘OLX104C’를 개발 중이다. 탈모가 진행되는 두피 부위에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는 방식이다.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안드로겐 수용체(AR) 발현을 억제해 탈모 유발 호르몬 반응을 차단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경구 복용 대신 국소 주사 방식으로 전환해 전신 부작용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다.
종근당도 주사형 치료제 ‘CKD-843’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경구 탈모 치료제 ‘아보다트’와 동일한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주사제로 제형 변경한 제품이다. 한 번 투여하면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돼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되도록 설계됐다. 현재 임상 3상 단계다.
업계에서는 탈모 치료 시장이 기전(작용 원리) 다변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은 DHT 억제 중심의 경구제가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부작용 우려와 장기 복용 부담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모낭 재생 신호를 직접 활성화하거나,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 등 차세대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외용제와 장기 지속형 주사제까지 개발 영역을 넓히면서 ‘K-탈모 신약’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