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위크] 전 세계 주요 관광 도시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세금과 공공요금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넘쳐나는 방문객으로 인한 주거난과 교통 혼잡, 환경 부담이 심화되면서 ‘관광 수용 한계’를 조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 바르셀로나, 4월부터 숙박세 대폭 상향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4월 1일부터 1박당 최대 15유로의 숙박세를 부과한다. 유럽 주요 도시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휴가용 단기 임대 숙소에 대한 세금 상한을 기존 6.25유로에서 12.5유로로 두 배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호텔 역시 등급에 따라 기존 5~7.5유로에서 최대 10~15유로로 오른다.
4성급 호텔에 2명이 2박을 머물 경우 약 45유로 이상의 세금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단기 임대 증가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과 함께, 시 당국은 2028년까지 휴가용 임대 전면 금지도 예고한 상태다.
인상분의 일부는 주거 안정 대책에 투입될 예정이다.
■ 교토, 관광객 버스요금 ‘차등제’ 도입 추진
일본 대표 관광지 교토도 ‘관광객 추가 부담’ 방안을 꺼냈다. 마쓰이 고지 교토시장은 시의회에서 시민과 비시민(관광객 포함)을 구분해 시내버스 요금을 다르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230엔인 버스요금은 시민에게는 200엔으로 낮추고, 관광객에게는 350~400엔 수준으로 인상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관광객 집중으로 인한 혼잡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교토시는 3월부터 숙박세 체계도 개편한다. 과세 구간을 3단계에서 5단계로 늘리고, 최고 구간은 1박 1만엔까지 상향했다. 초고가 호텔 이용객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 암스테르담·브뤼셀·파리도 동참
관광세 인상은 특정 도시만의 현상이 아니다.
네덜란드는 단기 숙박 부가가치세(VAT)를 9%에서 21%로 올렸다. 이에 따라 암스테르담의 관광세(숙박요금의 12.5%) 부담도 사실상 커질 전망이다.
벨기에 브뤼셀과 프랑스 파리 역시 숙박세를 인상하거나 고급 숙박시설에 추가 부담을 부과했다.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는 7월부터 숙박요금의 5%를 징수하는 관광세를 새로 도입한다.
■ ‘관광 억제’인가, ‘지속 가능성 확보’인가
각 도시의 공통된 배경에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있다. 단기 임대 확산으로 주거비가 오르고, 교통과 공공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지방정부들이 가격 장치를 통해 수요를 조절하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관광객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질 높은 관광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 방문객 수 확대보다, 체류 질과 지역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세계 주요 관광도시는 ‘누구나 오는 도시’에서 ‘관리 가능한 도시’로 방향을 틀고 있다. 여행의 문은 열려 있지만, 비용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