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렌트유 배럴당 80달러 초반대 유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3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코리아위크] United States과 Israel, Iran 사이의 군사 충돌로 한때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최근 들어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과거 중동 전쟁이나 석유 위기 때와 달리 이번 사태에서는 원유 시장의 ‘패닉성 급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런던에 위치한 Intercontinental Exchange(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5월 인도분 Brent crude oil 가격은 4일 기준 배럴당 81.4달러로 전일과 같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쟁 발발 직전이었던 지난달 27일 배럴당 72.87달러와 비교하면 가격은 단기간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일정 수준에서 제한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2일과 3일 이틀 동안 약 11% 이상 급등한 뒤 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 경제지 Financial Times는 “원유 시장에서 공포에 가까운 매수세나 패닉 징후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5일 장 초반에도 브렌트유는 배럴당 83~84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전쟁 이후 약 4거래일 동안 약 15% 상승한 수준에 머물렀다.
과거와 비교하면 이번 유가 상승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1973년부터 1974년까지 이어진 1차 석유 파동 당시 국제 유가는 약 260% 급등했으며, 1979년 이란의 Iranian Revolution 때도 약 160% 상승했다.
또한 2022년 Russian invasion of Ukraine 이후에는 브렌트유 가격이 한때 배럴당 128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에 비하면 현재의 상승 폭은 비교적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안정의 배경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 구조의 변화를 꼽는다. 과거보다 중동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셰일 개발 확대 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자리 잡았고, 브라질과 캐나다 등에서도 원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공급 다변화가 중동 지역 리스크에 대한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또 일부 중동 국가들이 Strait of Hormuz을 통과하지 않는 대체 원유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히지만, 대체 운송 경로가 확대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는 것이다.
정치적 변수도 유가 안정 기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의 유가 수준 역시 글로벌 경제에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원유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Goldman Sachs는 만약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운송량이 향후 약 5주 동안 현재처럼 감소된 수준을 유지한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언제든 유가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주요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