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2025년 지급결제동향’ 발표… 일평균 3.6조 원 결제

지난해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상점에 붙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코리아위크]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13조 원 규모의 ‘전국민 소비쿠폰’을 투입하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지난해 카드 사용액 증가폭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워낙 깊었던 소비 침체의 골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 13조 원 ‘수혈’에도 카드 결제 4.7% 증가 그쳐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등 지급카드의 일평균 이용 규모는 3조 5,9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전년(4.1%)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코로나19 보복 소비가 일었던 2022년(12.7%)이나 2023년(6.2%)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한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지원금 중 약 9조 원이 카드로 충전되어 99.8%의 높은 소진율을 기록했음에도 전체 지표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 ‘상저하고’ 흐름에 발목… 하반기부터 온기 돌아
카드 소비가 ‘찔끔’ 늘어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상반기 극심했던 소비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카드 이용액 증가율은 3.7%에 불과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쿠폰이 하반기부터 본격 지급되면서 ‘상저하고’ 흐름을 보였다”며 “산술적으로 하반기만 떼어 놓고 보면 약 5.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연간 전체로 보면 상반기 부진이 증가폭을 상쇄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 “지갑 대신 스마트폰”… 실물 카드 결제는 감소세
소비 규모와 별개로 결제 행태의 ‘디지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실물 카드를 단말기에 꽂는 방식의 결제는 전년 대비 0.4% 감소한 반면,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모바일’ 결제는 7.3%나 급증했다.
특히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기업을 이용한 ‘간편지급 서비스’ 비중은 72.5%에 달해 카드사 자체 서비스(27.5%)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제는 실물 카드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소비 생활이 이뤄지는 ‘현금 없는 사회’를 넘어 ‘실물 카드 없는 사회’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 자기앞수표 사라지고 모바일뱅킹 ‘독주’
금융 거래의 모바일 집중 현상도 뚜렷하다.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 중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89.9%로 사실상 10건 중 9건에 달했다. 반면, 과거 현금을 대신했던 자기앞수표 이용 규모는 16.2% 급감하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소비쿠폰이 하반기 내수 진작의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고물가와 고금리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완전히 되살리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