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가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시장 점유율 하락은 과제로 남았다. / 연합뉴스
[코리아위크]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점유율이 15% 수준까지 낮아지며 시장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핵심 시장으로 삼아온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실적과 점유율이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집계에 따르면 올해 초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의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세 기업 모두 배터리 사용량이 감소하며 이례적인 동반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와 맞물려 있다. 현지 생산 확대와 정책 수혜를 기대하며 투자를 늘려왔지만,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전략 부담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북미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크게 꺾이면서 배터리 수요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CATL은 4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은 공급망과 고객 다변화 전략이 변동성 국면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정체와 배터리 가격 하락, 공장 가동률 저하 등이 겹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1분기에도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는 대응 전략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중심 구조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ESS가 단기간에 실적 반등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매출 비중이 제한적인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역시 치열하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성과 창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점유율 하락을 계기로 사업 구조 다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특정 지역과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과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전략이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만큼, 단기 실적보다 구조적인 대응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ESS와 신규 시장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