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 확대안 조만간 공개…수도권 쏠림 완화·지방 중심 성장 전략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리아위크] 정부가 잇따라 주거 대책을 내놨음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현 부동산 시장을 일본 장기 침체가 시작되던 국면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세제를 통한 즉각적 개입에는 선을 긋고, 수도권 집중 해소와 자산 구조 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 방향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인식을 밝혔다. 특히 보유세·양도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 여부를 둘러싼 질문이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평균적인 근로자가 소득을 거의 쓰지 않고도 15년 이상을 모아야 주택을 살 수 있는 상황은 시장이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지금의 집값 흐름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문제로 떠오르던 시점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매우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집중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깨뜨리며 가격 상승을 구조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본 해법으로는 자산 흐름의 방향 전환을 꼽았다. 그는 “자금이 토지와 건물에만 몰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생산성과 성장에 기여하는 금융자산, 특히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도록 정책적 유도를 하고 있다”며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과제로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통한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투자 확대와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인구가 서울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인구소멸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도입한 농어촌 기본소득이 실제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광역 통합 논의와 거리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 확대, 권한 이양, 기업 유치,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기존 틀을 넘어선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 처방이 아닌 구조를 바꾸기 위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의 병행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수도권 내 유휴 부지 활용과 추가 주택 공급 방안을 국토교통부가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며 “과거처럼 총량만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허가와 착공을 기준으로 한 현실적인 공급 대책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실수요 보호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이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이동은 보호돼야 한다”며 “반면 여러 채를 보유하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수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지거래허가제 등 기존 규제 유지와 함께 추가 조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세금은 본래 재정 확보 수단이지 규제 목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과열된다면 세제 수단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투기·투자 목적으로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에 과도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고민해볼 문제”라며 “생산적 금융자산과 동일선상에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실거주 보호에 대해서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장기간 거주한 주택이나 생활 목적의 추가 주택까지 투기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며 “주말용 농어촌 주택 등 실수요 성격의 보유는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근 제기된 초고가 주택 보유세 도입설에 대해서는 “내가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는 수준”이라며 “현 시점에서 세제를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설계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