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위크] 서울 핵심 주거지로 꼽히는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약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매물이 급증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 원 낮춘 가격으로 매도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서울 전역으로 하락세가 빠르게 확산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넷째 주(17~23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오름세는 이어졌지만 상승 폭은 4주 연속 축소됐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는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 -0.06%, 서초구 -0.02%, 송파구 -0.03%, 용산구 -0.01%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이 동반 하락한 것은 2024년 2~3월 이후 처음이다.
그 외 자치구도 대부분 상승 폭이 줄었다. 성동구(0.20%), 광진구(0.20%), 마포구(0.19%) 등은 여전히 상승했지만 오름세는 이전보다 둔화됐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22곳에서 상승 탄력이 약해졌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요인 중 하나는 매물 증가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및 보유세 강화 방침이 재확인되면서 매도 물량이 빠르게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1월 23일 5만6219건에서 2월 26일 7만784건으로 약 2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성동·광진·송파·동작구 등은 한 달 새 매물이 40% 이상 늘었고, 강북·도봉 등 외곽 지역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호가 조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최근 34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이 단지는 이달 초 36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불과 몇 주 만에 약 3억원 낮춘 가격이 등장한 셈이다.
서울 인접 지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하락해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전면적인 하락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격을 선도하던 핵심 지역이 먼저 조정을 받는 흐름은 의미 있는 신호지만, 최근 수요가 외곽이나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이동하며 가격을 지지해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단지는 여전히 강한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4단지 e편한세상 102㎡는 12억원에 매물로 나왔는데, 이는 지난 1월 신고가(11억50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국 아파트값은 0.05% 올라 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수도권은 0.09% 상승해 4주째 둔화 흐름을 보였다. 인천은 0.02%로 오름폭이 줄었고, 경기는 0.10%로 확대됐다.
경기 지역에서는 용인 수지구(0.61%), 성남 분당구(0.32%), 구리시(0.39%)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핵심지와 달리 일부 인기 주거지는 여전히 매수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지방은 0.02% 상승해 전주와 같았다. 울산(0.09%), 부산(0.03%) 등 일부 광역시는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7% 상승해 전주와 동일했다. 서울도 0.08% 올라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다만 송파구 전세가격은 0.11% 하락하며 5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잠실 일대 대규모 입주 물량이 연말연초 집중되며 전세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용산구 역시 0.01% 하락했다.
강남권 하락 전환은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매수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지역·가격대별 차별화 흐름도 뚜렷하다. 세제 정책과 금리, 매물 소화 속도에 따라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은 ‘급락’보다는 핵심지 조정과 일부 지역 강세가 병존하는 혼조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