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위크] 쿠팡을 둘러싼 한미 간 투자 분쟁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기존에 중재 절차를 예고한 미국 투자사들에 이어 추가 자산운용사 3곳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사안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상장을 추진 중인 국내 기업들의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11일(현지시간) 에이브럼스 캐피털, 듀러블 캐피털 파트너스, 폭스헤이븐이 쿠팡 관련 중재 절차에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린오크스와 알티미터는 한국 정부가 쿠팡에 대해 차별적·과도한 조치를 취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의향을 통보한 바 있다.
이들 투자사는 이미 한국 법무부에 중재 의향서를 전달한 상태다. 관련 절차에 따라 90일간의 협의 기간 동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식 중재로 넘어가게 된다. 동시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개시를 요청했다. USTR는 요청 접수 후 45일 이내에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의 해킹 사고를 과도하게 부각하고 제재 수위를 높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쿠팡의 국내외 경쟁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현재 소송에 참여한 5개 투자자가 보유한 쿠팡 지분은 총 6.26% 수준이다.
시장 반응도 녹록지 않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쿠팡 주가는 올해 들어 20% 넘게 하락했다.
이번 사안은 쿠팡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악시오스는 미국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국내 핀테크 기업 토스의 미국 상장 일정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토스는 올해 1분기 중 증권신고서(S-1)를 제출할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알린 상태다.
그러나 쿠팡 사례가 선례로 작용할 경우,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정부의 규제 환경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분쟁이 정리되기 전까지 상장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미 하원 법사위는 한국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다만 이번 절차는 공개 청문회가 아닌 비공개 진술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화당 연구위원회(RSC)는 관련 소환장을 공개하며 “미국 기술기업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