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개 그룹, 평균 1~2주 앞당겨 납품대금 지급

[코리아위크] 주요 대기업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지급할 납품 대금을 예정보다 앞당겨 집행했다. 단순한 명절 상생 차원을 넘어, 자금 경색이 반복되는 연초 국면에서 현금 흐름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경협중소기업협력센터가 13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19개 그룹은 설을 앞두고 총 8조10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지급 시점은 통상 결제일보다 평균 1~2주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명절 유동성 공백’ 메우기
설 전후는 협력사 입장에서 현금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다. 상여금과 인건비, 원자재 대금 결제 등이 겹치는 반면 금융 일정은 제한적이어서 단기 자금 압박이 커진다. 특히 최근 고금리 환경과 소비 둔화가 이어지면서 중소·중견 협력사의 재무 부담은 더 확대된 상황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기업의 조기 지급은 단순한 상징적 조치가 아니라 협력사 현금 흐름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갖는다. 연쇄적인 대금 지급을 통해 2·3차 협력사까지 자금이 확산되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된다.
현금 지원 넘어 ‘금융·기술 지원’ 병행
기업들은 단기 유동성 지원 외에도 금융·기술 인프라 제공, 지역 상생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참여형 온라인 상생 장터를 운영해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있으며, SK그룹은 ESG 활동을 통해 조성한 재원을 활용해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통시장 상품권 지원과 급식 봉사 등을 진행하고 있고, LG그룹은 저금리·무이자 대출 프로그램과 설비·기술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HD현대, 한화그룹, 하림그룹 등도 지역 밀착형 지원과 복지 활동을 전개했다.
GS그룹, 신세계그룹, 한진그룹, CJ그룹, 네이버, KT, 효성그룹 등도 협력사 복지 지원과 지역사회 나눔 활동을 병행했다.
경기 둔화 국면서 ‘민생 보완 장치’ 역할
이번 조기 집행은 대기업의 재무 여력을 활용해 경기 둔화 국면에서 민간 차원의 완충 장치를 가동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설 명절은 소비 심리가 단기간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협력사와 지역 상권에 유입되는 현금은 내수 회복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일회성 조기 지급이 구조적인 중소기업 자금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납품 단가 조정, 장기 계약 안정성, 상생 금융 확대 등 보다 구조적인 지원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추광호 한경협중기센터 센터장은 “대기업의 선제적 지급 조치가 협력사 자금 부담 완화와 민생경제 회복 흐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