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스알카이마(아랍에미리트)=AP/뉴시스] 사진은 지난 2012년 1월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해상에서 어부들이 유조선들 앞에서 작업하는 모습. 2026.03.03.
[코리아위크] 중동 정세 불안으로 주요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정부가 홍해 우회 항로를 활용한 원유 수송을 처음으로 성사시켰다. 에너지 공급망 차질 우려 속에서 대체 운송 전략이 실제 가동된 첫 사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출발한 국내 선적 원유 운반선이 홍해를 경유해 항해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호르무즈 봉쇄 이후 해당 경로를 활용한 첫 국내 수송 사례다.
그동안 홍해는 예멘 후티 반군의 활동이 이어지며 안전 리스크가 높은 해역으로 평가돼 왔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선박 피격 사건이 반복되면서 정부 역시 해당 해역 운항을 자제하도록 권고해 왔다.
하지만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기존 핵심 항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홍해가 사실상 유일한 대체 수송로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는 관계 부처 및 업계와 협력해 우회 항로 운영 가능성을 검토해왔고, 이번 운송이 그 첫 결과물로 평가된다.
이번 항해 과정에서는 선박 안전 확보를 위한 대응도 강화됐다. 해양수산부는 해당 선박의 이동 전 과정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며 항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했고, 선사와의 긴밀한 소통 체계를 유지해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향후 국내 에너지 수급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정 해협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벗어나 복수의 운송 루트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홍해 항로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후티 반군의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안전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국제 공조와 군사적 보호 장치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유사 항로 활용을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송 방식 전반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