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 부담 가중, 자산 양극화 심화 우려

[코리아위크] 최근 예금자들이 ‘안전 자산’인 은행 예금을 떠나고 있다. 예금 금리는 2%대에 머무는 반면, 대출 금리는 6%대까지 치솟으면서 증시 등 투자처로 자금이 이동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2조4천억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119조4천억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 예금에서 자금을 빼 ‘언제든 쓸 수 있는 현금’ 형태로 두는 흐름도 두드러진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84조8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5% 증가했으며, 회전율도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은 예대금리 차이 확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46%포인트로 반등했으며,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도 최근 1년 내 최대 폭인 1.504%포인트를 기록했다.
평균 가계 대출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해 1월 4.27%를 기록했으며,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6.7%에 달한다. 반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5~2.90% 수준으로, 3%를 넘는 상품은 거의 없다.
대출 금리는 앞으로도 하락 여지가 제한적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대 후반에 형성돼 기준금리와 격차가 커졌고, 은행들이 신용 프리미엄까지 추가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 인상에 소극적이다.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대출 수요가 제한적이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을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을 굳이 높은 금리로 끌어모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금융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영끌족’과 소상공인은 금리 상승에 시달리는 반면, 여유 자금을 가진 투자자는 증시 수익으로 격차를 벌리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